민생 위기, 시민 외면…. 길을 잃은 민선 8기 김포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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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위기, 시민 외면…. 길을 잃은 민선 8기 김포시정.
존경하는 52만 김포시민 여러분, 김종혁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진·양촌·대곶·월곶·하성 5개 읍면과 구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포시의회 배강민 부의장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민선 8기 김포시정의 방향성 부재로 인해 드러나는 민생 외면과 사각지대로 내몰린 시민 안전, 교육복지 부진과 더 나아가 도시 전략의 혼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자영업의 위기는 통계와 현장의 상황이 이를 동시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98만 6487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3.9% 증가했습니다. 이는 국내 폐업자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이자 최고 수준의 폐업 건수입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의 심각성은 이미 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고 지난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영업자 수는 월평균 약 566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2만 4000명 감소해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수십만 명이 생계 수단을 잃었다는 의미이며 자영업 생태계의 붕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국민 삶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포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시의 대표적인 상업시설인 라베니체 상가는 개발 당시부터 수변 상업지 특화 개발로 홍보했지만 현재 폐업률이 30~4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형 커뮤니티 기반 맘카페에는 라베니체는 죽은 상권이 됐다, 낮에도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비어 있다라는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피맺힌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포의 자영업 생태계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지만 김포시는 이를 회복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나 정책적 대안 없이 시정 홍보예산을 확대하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은 홍보기획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감사조차 없이 반복적인 추경 편성을 통해 홍보예산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며 자영업자 회복, 재창업 지원, 디지털 전환 같은 실질적 정책은 예산서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역경제의 위기는 단순한 예산 항목이 아니라 시민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경제 위기는 오직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발뺌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합니다. 행정의 본질은 위기 대응입니다. 시민의 삶이 흔들리고 있는데 애기봉 스타벅스 홍보에만 몰두한다면 김포의 미래는 더욱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교육복지 문제입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통학버스를 학교 단위에서 교육청 단위로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이전에는 학교장이 직접 전세버스 사업자와 계약해야 했기에 행정 부담이 컸고 인접한 학교 간 통합 운영이 불가능했습니다.이번 개정을 통해 교육청이 직접 통학용 전세버스를 운영하게 되면 행정 부담을 줄이고 수요가 적은 학교도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포시는 2024년 3월과 8월 김포교육지원청의 수요조사에 두 차례나 무응답과 참여 의사 없음으로 회신하며 사실상 제도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준공영제 미시행, 재정 여건을 이유로 들었지만 김포는 도내 평균 이상의 재정자립도를 가진 도시입니다. 결국 문제는 예산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학생 안전 확보, 학부모 부담 완화, 행정 효율 증대를 위한 정책 도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헬기 진화 중 순직하신 A 기장, 그분은 김포시민이셨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준다던 김포시민안전보험은 이미 만료된 상태였고 그 결과, 유족은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포시는 지난 2월 보험계약이 종료된 뒤 새로운 보험사 선정에 실패하며 약 한 달간 시민 전체를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지 않았고 그 어떤 임시보장책이나 사전안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며칠 후 김포시는 “2025년 시민안전보험을 4월 7일부터 다시 시행한다.”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안타까운 희생은 행정의 작은 차질에 불과한 것처럼 말입니다. 예비 계약 체결, 시민 안내, 긴급 대응책 마련 등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 사안은 시민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자 책임 회피입니다. 지금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건, 뒷북 치며 생색내듯 포장한 언론 기사가 아니라 책임 있는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입니다.
마지막으로 도시 전략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병수 시장께서는 2025년 시정연설에서 김포한강 콤팩트시티를 직주락학(職住樂學)의 차별성 있는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개념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3판교 테크노밸리를 위해 경기도가 제시한 것으로 김포의 콤팩트시티가 추구하는 도시 형태와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김포 콤팩트시티는 고밀도 개발과 광역교통 중심 개발이 핵심인데 제3판교 테크로밸리는 여유로운 넓은 부지와 기능별 균형 배치를 전제로 합니다. 이렇게 서로 상충하는 판교의 개발 전략을 단순 이식하는 것은 전략의 궁핍함만 드러낼 뿐입니다. 김병수 시장께서는 ‘우리가 왜 이 도시를 개발하는가’라는 근본 이유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그저 허울 좋은 미사여구에 몰입된 전략은 구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김포의 자영업자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고 김포의 학생들은 통학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비전은 추상적 구호만 남았고 시민의 안전은 또 언제 방치되어 내몰릴지 모릅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홍보가 아닌 실행, 구호가 아닌 결과가 시정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민선 8기가 이제 그 임기를 1년 2개월여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시정 방향을 재정비하고 시민의 삶을 진심으로 바라보는 정책을 펼쳐 주시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남은 임기만큼은 시민이 체감하며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정책이 실행되길 바라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 관계 공무원 그리고 사랑하는 52만 김포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