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홍수, 완성의 가뭄 김포 도시개발, 이제는 ‘완성’으로 책임을 묻습니다.
내용
안녕하십니까. 김포시의회 유매희 의원입니다.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김포시는 한강2 콤팩트시티, 풍무역세권, 걸포4지구, 감정4지구, 고촌지구 복합개발, 한강시네폴리스 등 대규모 공영개발과 재개발·도시개발·지구단위계획을 합쳐 30곳이 넘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전국 어디서도 보기 힘든 개발의 홍수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양에 비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특히 김포도시관리공사가 주관하는 공영개발은 강제수용이라는 특징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신뢰가 사라지고 지연과 불신만 키우고 있습니다.
우선 걸포4지구의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09년 종합스포츠타운 건립을 목표로 시작된 사업이 두 차례 개발행위 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피해를 주다가 2017년 사업계획이 수립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진행된 사업이 2023년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멈춰선 이후 김포시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새로운 시행사가 확정되지 않아 진행이 멈춰 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12월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되며 토지용도가 변경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건강보험료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잃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료는 200% 상승한 데다가 어떤 연유인지 6개월 치가 한꺼번에 고지되면서 10배가 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초등학교 신설 심의 과정에서 행정 미스로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토지 보상이 끝날 때까지 주민들은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고 사업 정상화는 기약조차 없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주민 동의 없는 용도 변경, 항의에도 해명 없는 태도, 대책 부재 모두 문제입니다. 16년째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행정 실수와 무대응까지 더해진 현실에 놀랍기만 합니다.
김병수 시장님은 이 사태를 알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어떻게 변상하실 겁니까?
김포시는 피해 주민에게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 빠른 변상 계획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 시작된 한강시네폴리스는 올해 들어서야 분양을 시작했습니다. 그간의 다양한 논란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사업이 무려 17년이나 지연되는 사이에 산업 환경이 급격히 달라졌고 김포가 소중한 발전 기회를 잃었다는 점입니다. 김포에는 수많은 산업단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징이나 경쟁력을 가진 곳은 거의 없습니다. 한강시네폴리스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영화·영상 등 특정 목적성을 갖고 출발한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 구조는 OTT,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김포시는 도시 발전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산업단지계획 변경을 통해 ICT·AI·스마트 콘텐츠, 창업 인프라가 어우러지는 자족형 산업도시로 전환해야 합니다. 경기도와 협력해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시네폴리스는 결국 이름만 남은 채 또 하나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민간사업을 공영으로 전환하려다 실패한 나진·감정 일대, 이른바 이음씨티도 있습니다. 민간이 먼저 시작한 사업을 왜 김포시가 욕심부렸는지 그 배경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이것은 공공성 명분으로 포장된 행정 실패입니다. 김포시는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빠른 추진 협조와 의사결정 과정 공개로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올해 분양 예정지인 풍무역세권은 또 어떻습니까? 민선 8기 들어 감사원 감사와 김포시의회 조사특위 및 기타 사유로 지연된 사업은 2024년 제3기 병상 수급 기본시책이 새롭게 적용되면서 예정된 700병상 인하대 메디컬 유치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국제빙상스케이트장 유치 또한 예산만 낭비하고 공중에 떠 있는 상태입니다. 2026년까지 사업기한이던 감정4지구 역시 고소·고발이 난무한 상태로 삽을 푸기는커녕 사업은 중단되었고 시민 피해와 금융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린벨트 물량 해제 기한을 지키지 못해 결국 지구 지정 자체가 무산된 고촌지구 복합개발도 있습니다. 선제적인 대응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서울 편입이라는 현실과 괴리된 정책만 앞세우다 실패로 끝났습니다. 정책 결정자는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고 손실에 대한 해결책을 가져야 합니다.
민간개발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북변3·4·5 재개발, 향산2, 풍무7·8, 감정2 등 다수의 사업이 행정 절차만 진행될 뿐 주민이 체감할 변화는 없습니다. 이처럼 공영과 민간개발 모두 난맥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김병수 시장은 올해 8월, 1억 8000만 원 규모의 용역 입찰공고를 신규로 내었습니다. 양촌읍 ㄱ마을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이 계획에 모두가 의아함을 표합니다. 2035 김포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되었는지조차 불분명한데 1억 8000만 원의 용역비를 책정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확인해 보니 “지역민들의 다수 민원과 500명의 서명 제출”이 근거라고 합니다.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산 수립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50만 대도시에서 주민 500명의 서명이 제출되면 곧바로 억 단위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준 잡으면 됩니까?
기존 사업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기준도 없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입니다. 혹여, 민간사업자에게 힘을 실어주려 공기업에서 보여주기식 공고를 띄운 것은 아닌지, 새로운 사업자와의 이해관계는 아닌지 등 민선 8기 9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님의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우려와 의혹이 많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김포시 발전만을 위해 진중한 정책을 펼쳐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까지 말씀드린 도시개발의 난맥상은 결국 시장의 의지와 책임 있는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책임 회피가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김병수 시장님께 강력히 요청합니다.
첫째, 지연되고 있는 공영개발 사업의 정상화 로드맵을 즉각 제시하십시오.
둘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셋째, 보여주기식 신규 사업 남발을 중단하고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십시오.
김포시민은 더 이상 기다리기 힘겹습니다. 김병수 시장께서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도시개발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민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김포 도시개발, 이제는 가뭄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