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포시민 여러분,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오강현 의원입니다.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의원님 한 분, 한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본 의원은 김포시 행정의 방향, 특히 공공청사 내 공간에 대형 프랜차이즈를 연이어 입점시키는 방식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김포시는 최근 애기봉 전망대 카페, 모담도서관 북카페, 김포시청 내 카페 등의 운영 주체로 모두 대형 프랜차이즈를 선택했습니다. 2024년 6월, 김포시는 청사 내에서 4년간 91.7점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발달장애인 5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던 달꿈카페를 밀어내고 필리핀 기업이 소유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입점시켰습니다. 2025년 5월 10일 개관한 운양동 모담도서관의 북카페 또한 동일한 프랜차이즈가 입점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2024년 11월 29일 애기봉 전망대에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점유율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포시가 달꿈카페를 내보낸 이유는 충격적이게도 단 500원의 가격 차이 때문이었습니다.“직원들이 500원 더 싼 커피를 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500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공공기관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공공기관이 단순히 가격이 싸니까 외국계 대기업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니면, 지역의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까요?
더욱 심각한 것은 이후 김포시가 보인 행동입니다. 달꿈카페를 운영했던 사회적협동조합인 파파스윌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자 김포시는 파파스윌의 장애인 주간활동센터에 새로운 기준을 들이대어 지정취소 처분을 내리고 보조금 환수 조치를 실행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일보 기자와 파파스윌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지법은 파파스윌의 손을 들어주며 김포시의 처분이“비례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결했습니다. 경찰과 언론중재위원회도 각각 불송치,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포시는 엄연한 공공기관입니다.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직원들에게 싼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기관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역의 사회적 경제를 육성해야 합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합니다. 사회 통합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단지 커피를 파는 공간을 차지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장애인과 청년, 다문화가정, 노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자립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즉, 그 공간은 단순한 영업장이 아닌 사회통합의 플랫폼입니다.
이런 김포시의 추세와는 다르게 평택시는 장당도서관, 평택항홍보관 등 여러 공공기관의 공간을 활용해 민관협력 자활 일자리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실현하는 공공기관 카페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는 시청, 구청, 복지관 등 10여 개 공공기관 내 사회적 경제기업이 입점하여 장애인·다문화가정 중심의 고용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통합형 모델인 대전시의 건강카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브랜드로 시청과 복지관 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광명, 의정부, 고양, 파주, 동두천, 시흥, 구리, 여주 등 경기도 내 시군 대부분은 청사 내에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자립 지원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카페를 운영하며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김포시민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사례들은 단순한 복지사업을 뛰어넘어 일자리·지역경제·사회적 가치·사회 통합이라는 다차원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지방정부가 해야 할 순기능을 실현하는 사례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공의 공간을 누구에게, 왜 내어줄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김포시는 어떻습니까? 장애인 카페는 내쫓고 입점 기준은 깜깜이이며 공공시설을 외국계 대기업의 영업 공간으로 다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이 공공행정입니까?
물론 애기봉 스타벅스의 경우 방문객이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과연 누가 진짜 혜택을 받고 있는 걸까요?
얼마 전 애기봉 형상을 이용한 스타벅스 굿즈인 머그컵이 완판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수익에 김포시는 단 0.1%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 지자체인 용인시의 경우 캐릭터 조아용을 에버랜드 제안에 따라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용인시 상징물 조례에 의거하여 사용료를 판매액의 3%를 징수하도록 하여 시의 살림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애기봉이 유명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애기봉에 입점한 스타벅스의 이익과 명성을 위해 김병수 시장님과 김포시 행정이 도움을 주는 것인지 관광객 유치를 통해 김포시와 김포시민들이 수혜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애기봉에 입점한 대기업만 돈을 버는 것은 아닌지라는 회의적인 생각은 본 의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우연이 아닌 김포시정의 선택이자 김병수 시장의 결정이며 또한 책임입니다.
지방자치법 제13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민 복지에 관한 사업”, “생활이 어려운 사람의 보호 및 지원”,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보호와 복지 증진”
그러나 민선 8기 김포시는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글로벌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것인가? 우리 지역의 사회적경제와 장애인 일자리를 지킬 것인가? 단기적 화제성에 만족할 것인가? 장기적 지역경제 선순환구조를 만들 것인가?
김포시는 이제라도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제 김포시는 바뀌어야 합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첫째, 공공시설 내 카페 운영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둘째, 사회적 경제 조직과 장애인 고용 기업에 대한 우선적 고려.
셋째, 투명하고 공정한 입점 절차 확립.
마지막으로 지역경제 순환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입니다.
공공의 공간은 이윤보다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담는 그릇입니다. 행정이 사회적 약자의 기회를 빼앗는 일은 없어야 하며 김포시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공공의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